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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0331) 서러운 봄날 (나태주 詩)
글쓴이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 원장 작성일 202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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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봄날 (나태주 詩)


숨가쁜 하루가 지나갑니다.
숨막히던 3월도 지나갑니다.
개학은 기약없이 느춰집니다.


온 산에 벌겋게 핀 진달래에게,
손짓 한 번, 눈길 한 번 못주고 사는 수상한 시절입니다.


한 달 애썼다고,
너나없이 마음 모아 잘 버텨냈다고 응원하고 싶은 저녁입니다. 어느 해, 진흥원이 이번처럼 3월을 전율 흐르게 산 적 있었을까요?

이번처럼 신발끈 동여매고 동분서주 낯선 일로 도전하고 산 적 있었을까요?

치명적인 사건으로 뼈아픈 날들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로하고 싶습니다. 박수보내고 싶습니다.


한 달,
참 멋지게 사셨습니다. 주임님부터 본부장님들까지 누구 한 분 예외없이 어깨동무 이인삼각으로 진흥원을 빛내고 스스로를 빛나게 한 자랑스런 여정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딱딱한 칼럼 대신 詩를 보냅니다.


서러운 봄날 (나태주 詩)


 꽃이 피면 어떻게 하나요
또다시 꽃이 피면 나는
어찌하나요


밥을 먹으면서도 눈물이 나고
술을 마시면서도 나는
눈물이 납니다


에그 나 같은 것도 사람이라고
세상에 태어나서 여전히 숨을 쉬고
밥도 먹도 술도 마시는구나 생각하니
내가 불쌍해져서 눈물이 납니다


비틀걸음 멈춰 발밑을 좀 보아요
앉은뱅이걸음 무릎걸음으로 어느새
키 낮은 봄 풀들이 밀려와
초록의 주단 방석을 깔려 합니다


일희일비,
조그만 일에도 기쁘다 말하고
조그만 일에도 슬프다 말하는 세상
그러나 기쁜 일보다는
슬픈 일이 많기 마련인 나의 세상


어느 날 밤늦도록 친구와 술 퍼마시고
집에 돌아가 주정을 하고
아침밥도 얻어먹지 못하고 집을 나와
새소리를 들으며 알게 됩니다


봄마다 이렇게 서러운 것은
아직도 내가 살아 있는
목숨이라서 그렇다는 것을
햇빛이 너무 부시고 새소리가
너무 고와서 그렇다는 걸 알게 됩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 그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는지요


꽃이 피면 어떻게 하나요
또다시 세상에 꽃 잔치가 벌어지면
나는 눈물이 나서 어찌하나요